“이번 사건은 단순한 어업분쟁”… 외교문제 비화 경계

“이번 사건은 단순한 어업분쟁”… 외교문제 비화 경계

입력 2010-12-23 00:00
수정 2010-12-2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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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한국 해경 경비함과 중국 어선의 충돌사건과 관련해 22일 이 사건이 양국 간 외교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우려하면서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 당국자는 “이 사건을 북한 문제 등과 엮어서 외교문제화하는 것은 중국한테도, 우리한테도 이롭지 않다.”고 했다. 또 “올해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 경비정의 충돌 사건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도 했다.

센카쿠열도 사건은 기본적으로 영유권 분쟁과 얽혀 있어 사태가 커졌지만, 이번 사건은 단순한 어업분쟁이라는 얘기다. 우리 정부가 이번 사태를 무겁지 않게 간주하는 요인은 세 가지 정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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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카쿠 충돌과는 근본적 차이

우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국에 책임을 전가한 발언이 공식 성명을 통해 작심하고 나온 게 아니라, 일본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대목이다. 당국자는 “성명 발표와 질문에 따른 답변은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로서는 어쨌든 자국민이 사망했고, 중국 네티즌들의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경한 답변을 했을 것이라고 우리 정부는 이해하고 싶은 눈치다.

또 하나는 이런 어업분쟁이 비일비재한 사건이라는 인식이다. 당국자는 “우리 선박도 어로를 하다가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 등으로부터 여러 번 정선 명령을 받는다.”고 말했다.

●어업분쟁은 비일비재한 사건

당국자에 따르면 우리 어민들도 외교부에 “억울하게 당했다. 잘못한 게 없는데 세금을 부과받았다.”는 민원을 많이 제기한다는 것이다. 당국자는 “어업 문제는 감정적이고 민감하다.”면서 “물고기를 많이 잡았을 때와 적게 잡았을 때 수익 차가 크기 때문에 어민들의 불법 어로가 이해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증거가 명백하다는 점도 우리 정부가 원만한 해결을 기대하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레이더 사진과 동영상에 따르면 사건 당일 중국 선박 15척 정도가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15해리나 들어와 있었다. 우리 해경이 접근하자 중국 배들이 달아났고 EEZ 내 0.8해리 지점에서 정선 명령을 내렸지만 잠정조치 수역으로 도주했다. 이에 해경이 추격, 중국 A선박에 올라 단속을 벌일 때 중국의 B선박이 측면에서 수직으로 돌진해 부딪쳤다.

당국자는 “중국 측이 지난 20일 우리 설명을 듣고 자기네 선원 조사를 강압적이지 않게 선의적으로 해 달라고 했다.”면서 “그런 것을 보면 중국도 자신들의 불법 사실을 상당부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일각선 “지나치게 소심 한 외교”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중국과의 외교 마찰을 우려, 지나치게 소심한 외교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명백한 증거가 들어 있는 동영상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당국자는 “그것을 보면 오히려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감정적으로 격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10-12-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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