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잡지, 김정은 화법 분석…”핵심 특징은 통속성”

北 잡지, 김정은 화법 분석…”핵심 특징은 통속성”

입력 2014-06-29 00:00
수정 2014-06-2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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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지도자’ 이미지 부각 시도인 듯

북한의 잡지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화법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가 29일 입수한 북한 계간지 ‘문화어학습’ 최신호(올해 5월 27일 발간)에 실린 ‘천만군민의 심장을 뜨겁게 울려주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숭고한 언어표현’이라는 제목의 논문은 김정은 화법의 핵심 특징으로 ‘통속성’을 꼽았다.

북한의 ‘조선말사전’은 통속성을 “말과 글, 그 밖의 표현이 대중에게 쉽게 이해되고 통하는 특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논문은 김정은 화법의 통속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남방 샤쯔(셔츠)를 입고 스케트(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희한한 풍경”이라는 표현을 소개했다.

이는 김 제1위원장이 2012년 11월 준공을 앞둔 평양 인민야외빙상장을 둘러보고 이곳에서 사계절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한 말이다.

그가 작년 6월 평양기초식품공장에서 건물 외벽에 타일을 붙인 것을 보고 “양복을 쭉 빼입은 것 같다”고 말한 것도 통속성을 살린 예로 꼽혔다.

논문은 김 제1위원장이 노랫말을 자주 인용하는 것도 통속적 화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초에도 평양 대동강과수종합농장에서 “사과꽃 피워놓고 아뢰면 또 오실까”라는 가사를 인용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논문은 김 제1위원장이 2012년 7월 평양 경상유치원 원장을 “욕심쟁이 일꾼”이라며 칭찬한 것과 작년 9월 황해남도의 석재공장인 애국돌공장을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는 공장”이라고 한 것도 통속적 표현의 예로 들었다.

칭송 일색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잡지가 김 제1위원장의 화법을 분석적으로 조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선전·선동의 핵심 수단인 언어를 잘 활용하는 것을 매우 중시하며 특히 최고지도자의 말은 언어 사용의 모델로 간주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김정은 화법의 통속성을 부각하는 것은 그가 늘 주민과 소통하며 호흡을 함께하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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