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코앞인데…” 애타는 모래선 실종선원 가족들

“설이 코앞인데…” 애타는 모래선 실종선원 가족들

입력 2010-02-10 00:00
수정 2010-02-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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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모레면 설인데,시신이 찬 바다 속에서 설을 맞을 생각을 하니 분통이 터집니다.”

 경남 통영시 국도 앞바다에서 모래운반선 ‘삼봉 11·12호’가 침몰한 지 보름째 실종자들이 발견되지 않은 가운데,실종자의 가족들은 10일 “결국 설까지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애타는 마음을 털어놓았다.

 가족들은 현재 부산에 숙소를 잡고 선고 선박 선사인 ㈜삼봉 사무실에 임시분향소를 설치해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실종 선원 정익수 씨의 사위 허규도 씨는 “슬픈 일이지만 가족들은 현재 생존에 대한 기대를 많이 접은 상황”이라면서 시신만이라도 빨리 가족들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사고 해상에서 시신은 물론 선원들이 사용하던 밥그릇 하나 떠오르지 않고 있다.정황상 배 안에 꼼짝없이 갇혀 있는 것”이라면서 “시신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데도 꺼내지를 못하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비통해했다.

 가족들은 정부와 해경이 더 적극적인 수색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 실종자의 가족은 “해경은 민간업체에 의뢰해 잠수팀을 꾸려 수색하면서,그 수색팀이 아무것도 못 찾으면 그저 ‘성과가 없다’는 말만 가족들에게 되풀이하고 있다”며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해군 잠수정 투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펴고 있으며 현재 약 3천명의 서명을 받아 이를 해경에 전달할 예정이다.

 수색 성과가 나오지 않아 애를 태우는 것은 해경 측도 마찬가지다.

 해경과 잠수수색팀은 애초 식당을 통해 선체 내부로 진입하려다 전날 조타실을 통해 진입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고 수색작업을 폈으나 내부로 들어가지는 못했으며,이날은 기상문제로 다시 잠수수색을 중단했다.

 통영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우리도 잠수사들이 ‘못 찾았다’고 하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깊이 70m 바다 속에서의 작업이 극도로 어려운데다 기상까지 좋지 않다.이렇듯 위험한 상태에서 잠수사들을 다그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해경 측은 기상이 좋아지는 대로 잠수수색을 재개하는 한편 해군과의 수색 협조도 추진할 예정이다.

 예인과 모래 적재 및 운반으로 짝을 이뤄 운항하는 ‘삼봉11호·12호’는 지난달 27일 오후 8시 25분께 통영시 국도 남동방향 해상 6마일 지점에서 침몰했으며 정희경(65) 선장 등 10명이 실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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