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재판’ 통역한 교도관 박흥열씨

‘해적 재판’ 통역한 교도관 박흥열씨

입력 2011-08-23 00:00
수정 2011-08-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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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구치소의 한 교도관이 소말리아 해적 재판의 깜짝 통역인으로 활동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구치소 박흥열(44) 교도관은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가 우리 군에 생포돼 국내로 압송된 소말리아 해적 5명의 구치소 생활 과정에서 이들의 통역을 맡아오고 있다.

하지만 22일 오후 부산법원 형사 대법정에서 열린 소말리아 해적 마호메드 아라이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통역인이 지각하자 부산고법 형사1부 재판장인 최인석 부장판사는 박 교도관을 임시통역인으로 선임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에게 총을 쏜 혐의를 받고 있는 아라이를 법정까지 인솔한 박 교도관은 갑작스런 통역인 선임에도 재판이 끝날 때까지 무난하게 통역을 마쳤다는 후문이다.

박 교도관이 처음부터 소말리아어를 잘한 것은 아니었다. 소말리아어를 전혀 알지 못했던 그는 지난 2월 해적들이 구치소에 입소한 뒤부터 해적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소말리아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소말리아어를 가르치는 학원이 없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소말리아어 회화책을 구입해 독학하고 주로 해적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실전 소말리아어 실력을 키웠다.

그 결과 지금은 문맹인 해적들에게 소말리아 글을 가르칠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박 교도관은 “하루 4~5시간 해적들과 상담했던 것이 어학 실력도 빨리 키울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부장판사는 다음 달 8일 열리는 선고 공판의 통역도 박 교도관에게 맡길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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