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비·X레이 검색·전자출입증’ 무너진 3중보안

‘경찰 경비·X레이 검색·전자출입증’ 무너진 3중보안

입력 2012-10-15 00:00
수정 2012-10-1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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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번지의 허술한 휴일

1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벌어진 방화 및 자살 사건은 한 나라를 움직이는 정부 핵심 기관의 보안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출입문을 지키는 경찰 경비도, 수억원을 들인 전자출입증 인식기와 엑스레이 검색대 등 3중 보안장치도 휴일의 안이한 경비 태세 속에 맥없이 무너졌다.

정부청사의 외곽 경비는 경찰이 맡는다. 주로 의경이 배치되며 이들은 정문과 후문에서 출입증 유무를 확인한 뒤 방문객을 안내소로 안내하거나 돌려보낸다. 본관에 들어오면 엑스레이 검색대를 방호원들이 지키고 있다. 원칙적으로 모든 가방과 소지품을 검색대에 통과시켜야 하지만 방문객이 아니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마지막으로 행정안전부가 6억원을 들여 설치한 스피드게이트를 통과하려면 전자칩이 내장된 출입증이나 신원 확인을 거치고 받은 방문증을 인식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주말이나 휴일이면 이 같은 보안 체계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 김씨는 후문에서는 의경, 청사 1층에서는 청사관리소 방호원에게 정부청사 공무원 출입증과 색상 및 모양이 유사한 가짜 신분증을 보여주고 들어왔다. 청사관리소 직원들은 경찰이 조사를 시작한 뒤에도 김씨를 정부산하기관 직원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신분증이 가짜라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에너지 절감 등의 이유로 엑스레이 검색대는 꺼져 있었고 스피드게이트는 열려 있었다. 인화물질이 든 가방이 청사 안으로 반입될 수 있었던 이유다. 입구에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적는 휴일 근무일지만 놓여 있었다. 휴일 근무일지의 경우 본인 확인 절차조차 거치지 않으며 적지 않더라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2012-10-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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