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부산 초등생 ‘심리적 부검’

자살 부산 초등생 ‘심리적 부검’

입력 2013-02-05 00:00
수정 2013-02-0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유서·죽음 단서 못 찾아…警, 사인 규명 위해 실시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29일 개학을 앞두고 목을 매 숨진 부산 모 초등학교 A(11)군에 대해 심리적 부검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부산경찰청 과학수사계에 따르면 A군의 사망 직후 물리적 부검에서는 타살 혐의 없이 스스로 목을 매 숨진 것으로 결론 났지만 뚜렷한 자살 동기를 찾지 못해 수사 차원에서 심리적 부검을 실시키로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심리면담 조사표’에 따라 A군의 어머니·조부모 등 유족, 주변 친구 등을 대상으로 26개 항목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다. 심리적 부검이란 물리적 사인을 규명하는 일반 부검과 달리 죽음에 이른 심리적 요인을 조사하는 것이다. 조사표는 질병, 가족관계, 학력, 거주 형태, 소득, 가족 갈등, 종교 등 26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A군은 지난달 29일 0시 20분쯤 집 인근의 한 체육시설에서 운동기구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유서도 없고 자신의 컴퓨터 일기 등에서도 죽음을 암시하는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부검을 실시해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하지만 A군이 자살할 만한 뚜렷한 이유가 발견되지 않아 이례적으로 심리적 부검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자살자에 대해 심리적 부검을 하는 것은 드문 일로 부산에서는 2010년 처음 실시된 이래 두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과 부산시는 최근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심리적 부검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해 오는 12일부터 본격 시행하기로 하고 현재 15개 경찰서별로 형사계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 실시하는 심리적 부검은 최근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이 자살자 전원에 대해 실시하기로 한 심리적 부검과는 다소 다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산시가 하려는 것이 자살 예방 목적이라면, 우리가 하는 것은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을 밝히는 수사 차원의 부검”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13-02-05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