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찰관 기지로 13시간여만에 막내린 ‘어설픈’ 유괴

한 경찰관 기지로 13시간여만에 막내린 ‘어설픈’ 유괴

입력 2013-07-16 00:00
수정 2013-07-1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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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회사 탐문해 피의자 대여 차량 GPS 위치추적

오산 유치원생 유괴사건이 단 13시간여 만에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은 한 지구대 경찰관의 기지가 결정적이었다.

16일 오전 7시 30분께 화성동부경찰서 오산지구대.

근무자 개인 휴대전화로 대형마트 CCTV에 찍힌 용의자 사진이 배포됐고, 즉각 탐문수사에 나섰다.

오산지구대 이기찬(41) 경사는 사진을 받자마자 관할 구역을 일일이 걸어다니며 혹시 용의자를 목격한 사람이 있는지 탐문수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용의자가 차를 빌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곧장 지인이 일하고 있는 렌터카 회사를 찾아간 이 경사는 마침 “전날 오후 선팅이 짙은 승용차량을 사흘간 빌린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을 본 회사 직원들은 “이 사람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렌터카 계약서를 꺼내본 이 경사는 피의자가 ‘어설픈’ 유괴범이란 사실을 직감했다.

계약서에 자필로 휴대전화번호까지 그대로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렌터카 업체 관계자와 휴대전화로 통화한 탓에 SNS 어플에는 피의자 김모(32·중국 국적)씨 사진이 고스란히 떠있었다.

이 경사는 렌터카 회사에서 GPS 위치추적 프로그램을 켜고 김씨가 전날 렌트해 간 차량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해 형사과에 통보했고 경찰은 결정적인 제보 덕에 오전 10시께 문제 차량이 전북 익산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김씨는 렌터카를 빌려 타고 범행하면서 차량의 실시간 위치가 추적될 수 있다는 점조차 간과했다.

대포폰을 썼지만 휴대전화를 대부분 켜놓아 이 또한 추적됐다.

곧바로 전북경찰청과 공조수사가 시작됐고, 용의차량은 위치파악 후 30여분 만에 완주경찰서 이서파출소 순찰차에 발각됐다.

20여분에 걸친 추격전 끝에 김씨는 호남고속도로 서전주IC 인근에서 검거됐다.

이 경사의 기지와 지방청간 긴밀한 공조로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유괴사건이 단 13시간여만에 막을 내릴 수 있었다.

이 경사는 “관내에서 유괴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수사에 실질적인 역할을 하려고 고민하다 렌터카업체를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멋쩍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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