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 삼성동엔 ‘짙은 안개’ 꼈지만…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민간 헬기 추락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짙은 안개가 제기되면서 당국의 안개 예보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기상청이 밝힌 지난 16일 오전 9시 서울의 가시거리는 종로구 송월동 관측소를 기준으로 1.1㎞, 성남 공군기지 기준 800m였다. 이날 삼성동 일대에 발생한 안개는 한강과 탄천이 합류하는 지형적 특성과 함께 14일부터 내린 비의 영향으로 공기중 수분 함유량이 늘었고, 16일 새벽 기온이 떨어짐에 따라 이 수분이 응결돼 안개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은 전국적으로 유인 기상관측소 40곳과 공항기상대 7곳에서 안개를 측정하고, 가시거리가 1㎞ 미만으로 떨어지면 안개가 꼈다고 진단한다. 1㎞ 이상이면 옅은 안개인 ‘박무’로 본다. 하지만 삼성동에서 8㎞ 이상 떨어진 송월동 관측소의 가시거리 측정으로 사고 현장의 안개 상황을 가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순창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17일 “안개는 미세먼지처럼 대기 중 농도가 얼마나 되는지 등 수치화된 지표로 측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무인자동 기상관측장비(AWS)가 워낙 고가이어서 관측소마다 갖추지 못한 데다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안개의 특성상 정밀도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2009년 4월부터 주요 도시에 안개 특보를 시범적으로 내보내고 있지만 정확도가 34~57%에 불과해 정식 특보는 내놓지 않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3-11-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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