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고교서 퇴학당했다 84년 만에 졸업장

일제시대 고교서 퇴학당했다 84년 만에 졸업장

입력 2014-02-12 00:00
수정 2014-02-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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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항일 동맹휴교 주도하다 쫓겨나…고인 아들이 수령

일제시대 동맹휴교를 주도하다 퇴학당했던 동문에게 84년 만에 고등학교 명예졸업장이 주어진다.

12일 광주제일고교에 따르면 1928년 이 학교에서 식민지 노예교육 거부와 민족해방을 위해 동맹휴교를 주도하다 광주고보(현 광주제일고)에서 퇴학 처리된 고(故) 허창두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

동맹 휴교는 1928년 4월 항일 전단을 인쇄해 뿌렸다는 이유로 광주고보 5학년에 재학 중이던 학생이 구속된 것이 기폭제가 돼 같은해 6월 26일부터 10월까지 광주고보 2·3·4·5학년 학생이 등교를 거부했던 사건이다.

이들은 조선인 교사 채용, 조선 역사 교육, 조선어 시간 증설, 도서실 조선 서적과 신문 비치 등을 요구했다.

5개월에 걸쳐 학생, 학부모, 졸업생이 합세해 투쟁을 전개했지만 일제 당국의 폭압으로 중단됐고 광주고보 학생 15명이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39명이 주모자로 퇴학당했다.

당시 5학년이던 허씨도 휴학 투쟁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났다.

그는 제주도에서 광주고보로 유학왔으며 퇴학당한 후 일본 오사카로 이주해 연락이 두절됐다.

학교 측에서는 해방 이후 당시 퇴학당한 학생 등 독립유공자를 찾아 명예졸업장을 수여했으나 허씨와는 연결되지 않아 지금까지 졸업장을 줄 기회가 없었다.

지난해 3월에야 이 학교 동문들에게 일본에 거주하는 허씨의 아들이 연락을 했고 이번에 명예졸업장을 주게 됐다.

이 학교 양정기 교장은 “84년이라는 참으로 오랜 시간 끝에 이미 고인이 됐지만 허창두씨에게 졸업장을 드리게 돼 아주 기쁘다”며 “그분의 학생 운동 정신과 의지를 기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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