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원 싸다 했더니… 신종 주유기 조작

20원 싸다 했더니… 신종 주유기 조작

입력 2014-03-13 00:00
수정 2014-03-13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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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적게 넣어… 주유소 20곳서 82억 빼돌려

신종 주유기 조작 프로그램을 이용해 거액을 챙긴 제조·판매업자와 주유소 대표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주유기 조작 프로그램 개발을 의뢰하고 판매한 구모(53)씨와 개발자 김모(59)씨 등 3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조작 프로그램을 구매한 주유소 대표 임모(53)씨 등 2명을 구속하고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덜미를 잡힌 20곳의 주유소 대표들이 8개월간 챙긴 부당이득은 82억 4000여만원에 이른다.

경찰에 따르면 구씨 등은 김씨가 개발한 조작 프로그램을 담뱃값 크기의 휴대용 기기에 저장해 전국 주유소 20곳의 주유기 60여대에 직접 이식해 주고 대가로 한 대당 200만~300만원을 받아 총 1억 6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주유소는 서울 구로구, 경기 안산·의정부·남양주·이천·김포·포천, 인천 부평·부천, 충남 천안에 위치했으며 현재 영업이 정지됐다.

김씨는 정량보다 3~5% 적게 주유되는 프로그램을 완성, 2000만원을 받고 구씨에게 넘겼다. 김씨가 개발한 프로그램은 주유기 메인보드에 별도로 메모리칩을 탈·부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휴대용 기기를 연결하기만 하면 7초 만에 메인보드에 이식됐다. 단속에도 철저하게 대비했다.

입력 조작을 하더라도 한국석유관리원의 단속 기준인 20ℓ 주유 시점까지는 정상적으로 주유가 되도록 설정했다.

해당 주유소들은 근처 주유소보다 ℓ당 평균 10~20원씩 더 싼 가격을 내걸어 고객들을 유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비슷한 불법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한국석유관리원과 함께 단속할 방침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4-03-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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