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이제 찾아와서 미안해…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생존한 단원고 학생들이 30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한 뒤 꽃 속에 놓여 있는 영정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흐느끼고 있다. 생존 학생들은 이날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가장 먼저 같은 학교 친구들의 영정과 위패가 있는 분향소를 찾았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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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에서 제일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박일도(59) 대표가 2일 단원고등학교에 장례식장 운영 수익금 5000만원을 기탁해 화제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지난달 결산을 한 뒤 평소보다 늘어난 이익금 5000만원을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데 써달라며 단원고에 기부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장례식장을 운영하면서 부모잃고 우는 상주는 많이 봤지만 이번엔 자식잃고 오열하는 어머니와 숨어서 우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봤다”면서 “사업이 망해도 좋으니 이런 장례는 치르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온국민이 아파하는데 수익이 난 것을 보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작은 보탬이나마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가 되는데 쓰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상주 입장에서 장례를 치르자는 것이 사업신조라는 박 대표는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유난히 공무원들과 마찰을 빚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7일간 상주 입장에서 함께 울고 아파했다”며 “유족들이 필요로할 때 공무원들이 항상 자리에 없는 것에 더 격분해 화를 내곤 했다”고 전했다.
사고 이후 단원고 학생 30여명의 장례를 치른 박 대표는 정부를 향해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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