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블로거 위에 無名 블로거

파워 블로거 위에 無名 블로거

이슬기 기자
입력 2015-08-19 00:16
수정 2015-08-1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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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연구 결과 “일반 블로거 소비 후기, 구매에 더 영향”

직장인 유모(27·여)씨는 화장품을 사기 전 항상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져 있는 사용 후기부터 검색한다. 유씨는 “요즘은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쓴 협찬 후기가 너무 많아 진짜 객관적인 입장에서 작성한 것인지 의심이 된다”면서도 “업체로부터 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파워 블로거보다는 이름 없는 블로그에 올라온 후기들을 더 믿는 편”이라고 말했다.

물건을 사기 전이나 맛집 탐방 전 ‘후기(리뷰) 검색’이 일상인 시대다. 보통 사람들은 몇 만명의 팔로어를 자랑하는 파워 블로그와 방문자가 적은 일반 블로그 중 어느 쪽을 더 신뢰할까.

통설과 달리 일반 소비자들은 ‘공룡급’인 파워 블로거보다 ‘개미급’인 일반 블로거의 후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 고려대 경영학과 박사과정 여민선씨의 2015년 박사학위 논문 ‘블로그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가 소비자 반응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일반 블로거가 자기 전문 분야와 상관없는 대상에 대해 쓴 후기가 소비자들의 구매에 미치는 힘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 분야에 대해 상품 후기를 쓰는 파워 블로거의 영향력이 크다는 기존의 상식을 깨는 연구 결과다.

특히 후기 작성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의미하는 ‘협찬’ 표시가 일반 소비자들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생 33명에 대한 실험 결과 협찬 표시가 있는 블로그의 글은 ‘후기 영향력’(블로거 의견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거나 구매할 의향)이 2.53점(7점 만점)으로 아무 표시가 없는 게시글(3.79점)보다 더 낮았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지침에 따르면 블로거들은 기업 협찬이 제공된 경우 후기에 반드시 광고 표시 문구를 넣어야 한다.

특히 파워·일반 블로거 모두 협찬 사실을 밝히더라도 일반 블로거가 비전문 분야에 대해 쓴 후기가 소비자들에게 더 신뢰를 주는 것으로 연구됐다. 특정 커피 브랜드에 대한 후기에 노출된 대학생 10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비전문 블로거의 후기 영향력은 5.04점으로 전문 파워 블로거 4.77점보다 높았다.

여씨는 “일반 블로거가 전문 분야와 상관없이 쓰는 상품 후기의 경우 순수한 의도로 여겨져 해당 제품을 써 보고 싶은 욕구를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5-08-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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