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밀양·창녕 이어 창원 ‘가장 덥다’…“휴가철 특수 노렸는데”
“합천, 밀양, 창녕에 이어 이번엔 창원이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했다고?”최근 경남도내 일부 시·군이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한 가운데 해당 자치단체가 관광객 감소 등 여파를 우려해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대책을 세우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2일 창원기상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창원의 낮 최고기온이 36.7도로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해마다 전국에서 가장 더운 지역으로 손꼽혀온 합천도 36.5도를 기록, 최고기온에 근접했다.
전날인 30일의 경우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기상청이 방재 목적으로 설치한 무인 자동기상관측망 자료를 보면 창녕이 37.5도를 보여 당일 전국 최고기온을 보였다.
도내서 더운 지역으로 손꼽혀온 밀양도 지난달 29일 35도를 넘어섰다.
이처럼 일부 시·군을 중심으로 37도 안팎의 더위가 맹위를 떨치자 해당 시·군들은 떨떠름한 분위기다.
특히 8월은 휴가철 특수를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지만 ‘전국서 가장 더운 곳’이란 소문이 나 피서객들이 발길을 돌릴까 우려하는 것이다.
창원시의 경우 조선업 불황을 겪는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여름 휴가를 창원에서 보내자고 제안했지만 최근 전국 최고기온을 보인 것으로 발표되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창원시 측은 “창원이 지금까지 한여름에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한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소개돼 의아하다”고 말했다.
실제 창원은 지난해 7월 최고기온이 33.9도에 그쳤지만 올해 3도 가까이 높아졌다.
분지 지형인 창녕군 역시 최근 무더위 지역으로 지목되면서 긴장하고 있다.
실제 야외활동이 주를 이루는 우포늪에는 최근 평일 관광객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창녕군 측은 “더운 날씨는 관내 대표 피서지인 부곡하와이 등에는 나쁜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전반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는 도움이 안 되는 측면이 있다”며 “고온현상은 지형적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특별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녕 인근인 밀양에서는 관내 명소인 얼음골 고드름마저 지난달 17일을 마지막으로 녹아내리자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밀양시는 한 때 기상 관측소 위치에 따라 기온이 높게 나타나는 게 아닌가 하고 관측소를 이전하자는 논의도 진행했지만 시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관측장비를 통해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자 해당 논의는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합천에서도 실제 무더위가 시작돼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6∼7월이면 관광객들이 감소하는 편이다.
합천의 대표적 관광지 중 한 곳인 영상테마파크의 경우 지난해 6, 7월에 각각 1만5천80명과 1만6천86명이 방문, 같은 해 월 평균 입장객 수(2만8천396명)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합천군은 앞서 국내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수 차례 지목된 만큼 해당 이미지를 불식시키려고 ‘고스트 파크’를 2014년부터 영상테마파크 안에 설치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합천군 측은 “지난해 8월 영상테마파크에는 5만7천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며 “무더위에 오히려 관광객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도내 전역에 기승을 부리는 찜통더위는 이달에도 맹위를 떨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다수 자치단체들에게 시름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방기상청 측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과 더불어 남쪽으로부터 무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일사에 의해 기온이 오르면서 낮 기온도 크게 오르고 있다”며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지고, 이달 중 폭염·일대야 일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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