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 278회… 경주 일상도 ‘흔들’

여진 278회… 경주 일상도 ‘흔들’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09-13 22:02
수정 2016-09-13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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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앙지 주민들 불면증 호소… “추석 준비 어떻게…” 한숨

구미·울산 공장 한때 스톱

역대 최강의 지진으로 인해 경북 경주 시민들은 발생 하루가 지났는데도 공포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진앙지인 경주 내남면 부지리 주민 100명 가운데 상당수가 두통과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다. 13일 오후 8시 현재까지 규모 2~5의 여진이 278회 일어났다. 최두찬(55) 이장은 “주민들이 지진 당시 큰 폭발음과 집이 무너져 내릴 듯한 상황을 겪고 난 뒤 아직도 심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45가구 60여명의 주민이 사는 인근 부지2리 마을도 상황은 비슷하다.

원전과 방폐장 인근 주민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월성원전 인근인 양남면 김호영(60)씨는 “평생 이런 큰 지진은 처음”이라며 “앞으로 또 이런 지진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원전이 정말 안전한지 불안한 마음뿐이다. 대책을 세워 달라”고 말했다. 양남면 김분이(66·여)씨는 “추석 준비를 해야 하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서 “불안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지역 공장도 생산라인이 한때 멈춰 서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산업계에 따르면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의 공장 3곳과 울산 지역 공장 2곳에서 지진의 영향으로 생산라인이 한때 멈췄다. 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에서는 지진이 감지되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이동 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하면서 가동을 멈췄다. LG실트론 공장의 ‘잉곳’ 생산라인에서도 일시 정지 현상이 발생했다. SK종합화학의 울산 폴리머공장은 12일 2차 지진 후 2개 공정의 생산라인이 오작동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삼성전자 구미공장은 지진 발생 후 예방 차원에서 금형정밀 생산라인의 가동을 멈추고 안전 점검에 나섰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이날 오전 두 시간 동안 제네시스 등을 만드는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가 오전 9시부터 정상 가동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관계자는 “지진으로 인한 생산라인 가동 중단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지진이 발생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유통업체들은 내진 설계가 돼 있어 “걱정할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는 진도 9의 지진에도 안전하게 설계돼 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09-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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