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돌리고 빚갚고…‘11억 횡령’ 증권사 간부 실형

선물돌리고 빚갚고…‘11억 횡령’ 증권사 간부 실형

입력 2017-10-09 10:42
수정 2017-10-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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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에게 선물을 줘야 마음이 편안하다며 10억원의 넘는 회삿돈을 빼돌린 증권사 간부가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안성준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A 증권사 간부 박모(47·여)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사의 자금관리 업무를 하던 박씨는 2013년 4월부터 2016년 6월까지 회사 돈 약 1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에 따르면 박씨는 직장 동료 5명의 부탁을 받고 2010년부터 장이 끝나면 이들의 위탁계좌에 있는 돈을 환매조건부채권(RP) 계좌로 옮겨주고, 다음날 장이 시작되면 이 돈을 다시 위탁계좌에 넣는 일을 했다. 동료들은 RP 계좌가 이율이 높아서 이런 부탁을 했다.

동료들의 RP 계좌 통장과 비밀번호 등을 받아둔 박씨는 이들이 RP 계좌의 거래내역을 잘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됐고, 2011년부터 이들 계좌에서 돈을 조금씩 빼 쓰기 시작했다.

빼돌린 돈이 억대로 불어나자 동료들이 눈치챌까 두려워진 박씨는 회사 돈을 동료들의 RP 계좌에 넣었다. 이렇게 2013년 4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동료 RP 계좌에서 돈을 빼돌리고, 회사 돈으로 같은 액수를 채워 넣기를 650차례에 걸쳐 반복했다.

박씨는 빼돌린 돈 11억원 중 무려 7억여원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나눠줄 농산물이나 화장품 등을 사는 데 썼다. 나머지 3억여원은 가족이 진 빚을 갚는 등 개인 용도로 썼다.

조울증 치료를 받던 박씨는 “지인들에게 선물해야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고 범행 이유를 설명했고, 변호인은 그가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해 범행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범행 동기에 불과하다”며 박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피고인은 고도의 윤리성이 요구되는 금융회사 간부로 일하면서도 (자금관리라는)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매우 은밀하고 불량하게 범행했으며, 그 규모도 상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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