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의사마저 집단사직하나

응급실 의사마저 집단사직하나

이현정 기자
입력 2024-04-08 02:21
수정 2024-04-08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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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까지 전문의 설문조사” 압박
총선 후 의협·전공의·교수 합동 회견

응급의 사직 경고·증원 1년 유예 후 협상 제안… 의협 ‘강온 투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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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의대비상시국대응위 관계자들이 서울 동작구 흑석역 인근에서 필수의료 패키지 및 의대 증원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중앙대의대비상시국대응위 관계자들이 서울 동작구 흑석역 인근에서 필수의료 패키지 및 의대 증원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면담이 빈손으로 끝난 뒤 ‘최후의 보루’인 응급의학과 의사들까지 집단사직 동참을 예고하는 등 의정 갈등이 더 꼬여 가는 모양새다. 앞서 정부가 의료계에 의대 증원 관련 단일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의료계는 총선 이후 의협과 의대 교수, 전공의, 학생들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대오’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예고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열린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응급의학 전문의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이번 주까지 진행한다”며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응급실 의사 사직을 포함한 구체적 행동을 준비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동시에 의협 비대위는 “증원을 1년 미루고 위원회를 구성해 결론이 나면 정부와 의료계가 따르자”며 기존보다 진전된 안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양손에 ‘응급의 집단사직’, ‘증원 1년 유예 후 협상’ 카드를 들고 ‘강온 투트랙’으로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1년 유예안을 받아들이면 의료개혁이 1년 늦어지는 데다 1년 뒤 의료계가 또다시 집단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 회장은 “응급의 800~900명을 대상으로 ‘전공의·의대생들이 불이익을 당하면 우리는 어떤 식으로 행동할 것인가’라고 묻고 있다”고 밝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이 이뤄지는 시점에 맞춰 집단사직을 결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총선 이후에도 대화가 지지부진할 경우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을 재개할 태세다. 의사들도 이에 맞서 ‘응급의료 포기’란 카드를 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의대 교수들은 사직서를 내고 단축 근무를 하고 있지만,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대학 교원이 아닌 사람이 많아 사직서를 내면 바로 병원을 그만둔다”면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 이후 전체 응급의학과 전문의 1400명 중 40~50명이 그만뒀다. 매년 3~4월 1년 단위 계약이 몰려 있는데, 계약 종료 후 병원을 떠난 전문의 200여명이 새로 취직했는지는 정확히 파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달 내 의대 증원 문제 해법을 찾지 못하면 생명과 직결된 응급 진료 기능마저 한계에 봉착하고 다음달부터 경영난으로 도산하는 병원이 나와 그 여파가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대생들도 무더기 유급 위기다. 정부와 의료계가 어떻게든 다시 만나야 하는 이유다.

현재 의협 비대위는 그나마 ‘대화파’에 가깝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주장은 증원하지 말자는 의견이 아니다”라며 증원 자체는 수용할 여지를 남겼다. 어쩌면 이게 의료계가 던질 수 있는 마지막 대화 카드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달 1일부터 강경파인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자의 임기가 시작되면 대정부 투쟁 수위가 더 높아져 대화의 문이 아예 닫힐 수도 있다. 그는 대통령 사과와 복지부 장차관 파면, 2000명 증원 철회를 ‘대화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경북대와 전북대 등 휴강 중인 의대 일부가 8일부터 수업을 재개하기로 해 의대생들을 지킬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전남대도 이달 중순 수업을 재개한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유급될 수 있다. 수업이 재개되면 휴학계를 냈던 의대생 상당수가 돌아올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정부와 의료계가 어떤 접점도 찾지 못해 학생들의 ‘버티기’가 계속되면 전공의 배출이 늦어지면서 장기간 의료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병원도 한계 상황이다. 지난 5일 대한병원협회가 공개한 500병상 이상 전공의 수련병원 50곳의 경영 현황을 보면 전공의 집단 사직 후 이들이 속한 수련병원의 수입이 1년 전과 비교해 약 4238억원 줄었다. 다음달 이후 도산하는 병원이 생겨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용균 서울시의원, ‘고갯마루어린이공원’ 사계절 복합여가 물놀이공간으로 재탄생 임박

서울 강북구 삼각산동에 위치한 고갯마루어린이공원이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복합 여가 물놀이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노후된 시설을 전면 개선하는 이번 사업은 현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며 8월 중 완공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의회 이용균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3)은 지난 7월 30일 강북구청 관계자들과 함께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성공적인 사업 마무리를 위한 의지를 다졌다. 이 의원은 현장점검을 통해 주요 공정의 추진 현황을 꼼꼼히 살피며 주민 편의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고갯마루어린이공원 재조성 사업은 총 15억원의 특별교부금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으로, 2023년 11월부터 공사가 본격화됐다. 기존의 단순 놀이공간은 타워형 조합놀이대와 물놀이시설이 어우러진 복합 여가 공간으로 재탄생하며, 커뮤니티 가든, 휴게 데크, 순환산책로 등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안전한 물놀이 공간 확보는 물론, 다양한 세대가 어울릴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꾸며지는 점이 주목된다. 사업 초기부터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중시한 점도 이번 사업의 특징이다. 이 의원과 강북구청은 일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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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의 사표 수리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기 시작했으니 이달 말부터 근로계약 종료일이 도래한다. 민법 제660조에 따르면 고용 기간 약정이 없는 근로자가 사직을 통보한 뒤 1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전공의와 달리 의대 교수는 대부분 정년이 보장된 정규직이어서 사직서 제출 이후 한 달간 정상 진료 후 퇴직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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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열린 의협 비대위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열린 의협 비대위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의료계와의 소통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지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과 ‘독단으로 대화했다’는 이유로 동료 전공의들로부터 탄핵 위기에 몰리는 등 대화론자들이 설 자리는 더 좁아진 상황이다. 의협이 총선 이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전협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려는 것은 의료계가 분열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라는 시각도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협 비대위 회의에 참석했지만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2024-04-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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