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진범 도주 16년 만에 국내 송환

‘이태원 살인사건’ 진범 도주 16년 만에 국내 송환

입력 2015-09-22 16:35
수정 2015-09-2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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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공항 도착하면 서울구치소 수감…”국민적 의문 풀 계기 마련”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이 도주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다.

법무부는 이 사건의 피의자인 패터슨이 23일 오전 4시 40분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송환된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사건 발생 이후 20년 가까이 묻혀 있던 진실의 얼개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이태원 살인 사건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4월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중필(당시 22세)씨가 흉기로 살해된 채 발견됐다. 당시 화장실에는 패터슨과 그의 친구인 재미동포 에드워드 리(36)가 함께 있었다. 이들은 범행 당시 각각 18세의 청소년들이었다.

검찰은 리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내리고 그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패터슨은 증거인멸 및 흉기소지 혐의 등만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1998년 9월 법원이 리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사건은 반전을 맞았다.

검찰은 뒤늦게 패터슨을 진범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재개했으나 패터슨이 1999년 8월 검찰이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미국으로 도주하면서 사건 해결의 기회를 놓쳤다.

’범인 없는 살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 사건은 2009년 9월 영화로도 만들어져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진범을 찾아 처벌해야 한다’는 거센 여론 속에 법무부는 그해 10월 미국 당국에 범죄인인도 요청을 했고 패터슨은 2011년 5월 미국 수사당국에 체포돼 재판에 회부됐다. 검찰도 같은해 12월 패터슨을 다시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살인죄 공소시효(15년) 만료를 불과 4개월여 앞둔 때였다.

이듬해 10월 미국 법원이 범죄인 인도 허가를 결정하자 패터슨은 인신보호청원을 제기하는 등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었지만 1심과 항소심, 뒤이은 재심에서마저 패해 국내 송환이 성사됐다.

패터슨은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곧바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재판을 받게 된다. 범죄인인도 요청 당시 법원에서 발부한 패터슨의 구속영장이 뒤늦게 집행되는 셈이다.

법무부 측은 “20년 가까이 미제로 남아있던 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피해자 부모의 가슴에 쌓인 한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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