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세계선수권 제패
후원사 모시기에 나선 한국레슬링이 14년 묵은 금맥을 캐냈다.
부다페스트 AP 특약
2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레슬링 세계선수권 그레코로만형 66㎏급 결승에서 이슬람-베카 알비예프(러시아)에게 뒤집기를 시도하는 류한수(아래).
부다페스트 AP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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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한 이후 첫 국제대회, 그것도 1999년 대회에서 김인섭 등이 3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뒤 14년 만에 따낸 세계선수권 금메달이라 감격을 더했다.
2000년대 들어 한국 레슬링은 깊은 침체를 경험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연거푸 ‘노골드’에 그쳤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김현우의 ‘멍든 금메달’로 자존심을 되찾는가 싶었지만 30년 동안 한국 레슬링을 뒷바라지해 온 삼성이 지원을 중단하면서 대한레슬링협회는 후원사 모시기에 나섰다.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은 없지만 이번 쾌거가 기폭제가 되길 협회는 기대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충격요법으로 레슬링을 여름올림픽 핵심 종목에서 탈락시키면서 국제레슬링연맹(FILA)이 규칙 개정에 나선 것이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다. 두 감독과 협회는 체력과 지구력이 뛰어난 국내 선수들에게 규칙 개정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 부분을 집중 조련했는데 적중한 셈이다.
간판 김현우는 건재를 과시했고 스타도 발굴했다. 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김현우는 세계선수권 정상을 처음 밟은 데 이어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 정상에도 서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2013-09-2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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