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종합훈련원서 장애인AG 종합 2위 목표로 굵은 땀
‘챔피언이란 누군가를 이기고 최고가 된 사람이 아니라 늘 최고가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장애인 수영 국가대표 임우근(27)의 수영모에 적혀 있는 글귀다.

연합뉴스
장애인 국가대표들 “아시안게임만큼 해내겠다”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할 한국 수영 대표 김세진(왼쪽)과 한국 휠체어육상 대표 유병훈(오른쪽)이 7일 이천 종합훈련원에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종합 2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 우리도 반드시 2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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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국인 한국은 이번 대회 23개 전 종목에 선수 335명을 파견해 금메달 50개 이상, 종합 2위를 목표로 했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육상 트랙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유일한 여자 휠체어 육상 선수인 김수민(27)과 2010년 광저우 대회 200m와 400m 은메달리스트이자 400m 계주 동메달리스트인 유병훈(42)이 힘차게 바퀴를 굴리고 있었다.
유병훈은 “연습 기록이기는 하나 400m에서 종전 개인 최고 기록인 49초87을 넘어 49초41까지 나왔다”며 “비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종합 2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 우리도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습기와 선수들이 뿜어내는 열기가 뒤섞인 실내수영장의 레인에서는 ‘17세 대학 3학년 선수’인 김세진이 물살을 갈랐다.
김세진은 2년 전 검정고시로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새벽까지 공부하느라 힘들지만 학점이 4.5 만점에 3.8 정도 나온다”고 웃으며 “중국이 강해서 저는 2∼3위권 정도로 예상되지만 후회 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장애인 대회에서만 볼 수 있는 ‘골볼’ 경기장에서는 안쪽을 어두운 종이로 댄 스키 고글을 쓴 선수들이 청각과 반사신경에 의존해 공을 쫓았다.
골볼은 시야를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 쇠붙이를 넣어 구를 때 소리가 나도록 한 1.25㎏짜리 공을 상대방 골대에 넣어 점수를 얻는 경기다.
공을 힘차게 굴리면 시속 70∼80㎞ 정도로 상당히 빠르고, 공의 무게도 꽤 나가기 때문에 선수들은 온몸에 멍을 달고 산다.
골볼 대표팀 주장 김민우(27)는 “시각장애 정도에 상관없이 완전히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신사적인 동시에 박진감이 넘치는 스포츠”라며 “광저우에선 중국에 밀려 은메달을 땄지만 이번엔 홈에서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쇠붙이가 부딪히는 소리와 선수들의 기합 소리로 가득한 골볼 경기장과 달리 ‘보치아’ 경기장은 매우 조용했다.
뇌성마비 장애인의 스포츠인 보치아는 공을 굴려 표적구인 흰색 공에 더 가까이 보낸 선수가 점수를 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을 스스로 굴릴 수 없는 정도의 장애를 지닌 선수는 보조자에게 지시를 내려 경사진 홈통의 높이와 방향을 조절해놓고 공을 홈통에 올려 원하는 방향으로 보낸다.
선수의 의사를 읽어내는 보조자의 역량이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광저우 대회에서 아들 김한수(22) 선수의 보조자로 나서서 BC3(장애등급) 개인전 금메달을 합작했던 윤추자(52)씨 역시 아들의 표정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윤씨는 “한수가 4년 전보다 긴장되거나 쫓길 때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좋아졌다”며 “이번 대회도 차분하게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장애인 아시안게임과 마찬가지로 장애인 대회에서도 가장 큰 난적은 ‘공룡’ 중국이다.
4년 전 광저우에서 중국은 총 금메달 341개 가운데 185개를 따냈다. 477개 중 199개를 가져간 비장애인 대회보다 메달 독식 현상이 훨씬 심하다.
2002년 부산 대회 2위 이후 2006년과 2010년 2회 연속 3위에 머무른 한국으로서는 종합 2위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도 중국을 넘어서야 한다.
김락환 선수단장은 “역대 최다 선수단을 꾸렸고, 2위를 놓고 경쟁할 일본보다 앞선 것으로 보는 종목도 많다”며 “반드시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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