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손가락욕 등 여론 악화에 결단
프로농구 LG가 20일 애국가 연주 때 몸풀기 논란을 빚은 데이본 제퍼슨(29)에게 최고 수준의 자체 징계인 ‘퇴단’ 조치를 내렸다. 다음 시즌 큰 폭의 변화를 겪는 외국인 드래프트에도 영향을 미쳐 구단들이 선수의 인성까지 면밀하게 따져 선발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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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본 제퍼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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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지난 18일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앞두고 애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몸을 풀고 그 뒤 팬들의 비난에 품위 없이 대응한 제퍼슨을 구단에서 쫓아냈다. LG는 올 시즌 정규리그 평균 22.0점으로 득점왕에 오른 제퍼슨 없이 남은 PO 일정을 치르겠다는 배수의 진을 쳤다. LG는 이날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4강 PO 2차전에서 제퍼슨 없이도 모비스에 75-69로 승리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당초 그의 무례한 행동은 다른 선수를 다치게 한 것도 아니고 외국인이어서 가벼운 징계로 그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날 사과 기자회견 참석 직전에 손가락욕 사진을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했고, 진정성을 찾기 어려운 태도로 회견에 임한 사실이 알려지며 동정론을 잠재웠다. 구단 관계자는 “단순히 애국가 연주 때 몸을 풀었다고 퇴단 조치를 내린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동안의 불미스러운 행동까지 모두 감안했다”고 말했다.
구단들은 기량은 좋은데 인성이 좋지 않은 외국인 선수들 때문에 종종 골치를 앓는다. LG는 2006~2007시즌 심판을 밀어 넘어뜨린 퍼비스 파스코를 퇴출시켰고 모비스도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로드 벤슨을 쫓아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평소 외국인 선발과 관련, “고교와 대학에서 교우 관계는 어땠는지, 동료나 코칭스태프와의 관계까지 면밀히 따져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5-03-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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