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동메달리스트가 여자 은메달리스트에게 청혼

메달 수여식이 끝난 뒤인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마리아렝크 수영경기장. 허쯔거 메달리스트들과 함께 행진하려는 순간 갑자기 한 남자가 긴장된 표정으로 걸어들어와 반지를 꺼내 허쯔 앞에 내밀었다. 그는 노래를 불렀고, 허쯔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몇 차례 끄덕였다. 남자는 허쯔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웠고, 둘은 포옹했다. 이 장면을 본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터졌다.
이 남자는 이번 대회 싱크로나이즈드 다이빙 3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딴 중국 다이빙 대표 친카이(30)로, 둘은 6년 넘게 연인 사이를 유지해오다 친카이가 올림픽 시상식 무대에서 공개 프러포즈를 한 것이다. 허쯔는 “오늘 아침 숙소 방으로 들어갔을 때 친카이가 무엇인가 외우고 있는 걸 봤다. 뭘 하는 건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뭐 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친카이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했다”면서 “청혼곡을 연습하고 있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허쯔는 “친카이가 시상대에서 많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면서 “그는 많은 것을 약속했지만 그가 나를 안아줬을 때 ‘내 남은 인생을 믿고 함께 할 수 있는 이는 바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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