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이 시리아의 ‘침대축구’
6일(현지시간) 오후 말레이시아 세렘반 파로이 투안쿠 압둘 라흐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시리아 대 대한민국 2차전. 시리아 골키퍼 이브라힘이 그라운드에 앉아 시간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자주 쓰러지며 ‘침대축구’를 선보였던 시리아 축구대표팀의 아이만 하킴 감독이 “최대한 규정을 이용해야 한다”면서 페어플레이를 위반했다는 지적에 대해 떳떳한 모습을 보였다.
시리아는 지난 6일 말레이시아 세렘반 파로이의 투안쿠 압둘 라흐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A조 최종예선 2차전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시리아눈 골키퍼를 비롯해 선수들이 자주 그라운드에 넘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간을 끌었다. 관중의 야유가 뒤따랐다. 특히 시리아 골키퍼는 경기 내내 3~4차례 이상 한국 선수와 충돌이 없었음에도 계속 스스로 쓰러져 한국 공격의 맥을 끊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벤치는 골키퍼를 교체하지 않았다. 볼썽사나운 시리아의 ‘침대축구’는 후반전 추가시간에도 계속됐다.
하지만 하킴 감독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는 “골키퍼가 사실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1차전 때부터 좋은 몸 상태가 아니었다”면서도 “선수 본인이 뛰고 싶다고 해서 투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골키퍼가 시간을 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진짜 아픈 상황도 있었다”면서도 “다만 팀을 위해 경기를 멈추는 상황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기 내내 통증을 호소하는 골키퍼를 바꾸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본인이 교체를 거절하고 계속 뛰고 싶다고 했다. 이 골키퍼가 수비라인과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점도 있어서 계속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하킴 감독은 “좋은 경기를 펼친 선수들과 시리아 국민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 한국은 강하다”라고 말하면서도 “약팀이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선수도 바꾸고 시간도 끌어야 한다. 최대한 규정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추가시간이 6분밖에 나오지 않아서 시리아 같은 팀들이 침대축구를 하는 것”이라면서 “15분 이상 경기를 지연시켜도 (심판들이) 추가시간을 6분밖에 주지 않는다는 것을 시리아 같은 팀들이 잘 알고 있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비판했다. 시리아의 침대축구를 제대로 제지하지 못한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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