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스페셜’ 제작진, 中 방문 北주민 102명 심층 인터뷰
북한 주민의 절반가량은 한반도 통일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KBS는 24일 중국을 방문한 북한 주민 102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등을 다음 달 3-4일 오후 8시 1TV ‘KBS 스페셜’ 2부작 ‘통일 대기획’을 통해 방송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제작진은 국내 언론 중 최초로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한편으로는 미국 스탠퍼드대 숙의 민주주의 센터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통일평화연구원, KBS 방송문화연구소와 공동으로 공론조사(Deliberative Polling)를 벌여 한반도 통일 정책의 방향을 모색했다.
1편 ‘북한 주민 통일을 말하다’에서는 남한과 통일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의견이 소개된다.
제작진은 지난 5-10월 ‘합법적으로’ 중국을 찾은 북한 주민 102명을 인터뷰했다.
노동당 당원, 무역상, 농민, 사무원 등 직업도 계층도 다양했던 이들은 ‘통일이 되길 바라는가’라는 질문에 97명이 ‘매우 바란다’, 5명이 ‘다소 바란다’고 답할 정도로 통일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그러나 통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남북 간의 경제력 차이 때문에 북한이 주도하는 통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명은 통일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했고 23명은 먼 미래를 뜻하는 ‘30년 이내’ 항목을 택했다.
’10년 이내’를 택한 응답자는 27명, ‘20년 이내’는 6명이었다.
통일을 원하는 이유로는 ‘경제가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5명으로 가장 많았고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 43명으로 뒤를 이었다.
통일 한국이 어떤 체제가 되길 원하는지는 절반 이상(59명)이 사회주의를 택했으며 중국식 일국양제(정치 체제는 사회주의, 경제는 자본주의)도 41명으로 다수의 지지를 받았다.
자본주의를 택한 응답자는 두 명에 불과했다.
남한에 대해서는 ‘형제 국가(38명)’라는 인식보다 ‘미국의 식민지(61명)’라는 인식이 강했다. 또 응답자 중 상당수(82명)는 남한이 북한보다 잘 산다는 사실을 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통일을 위해서는 남한이 대북 적대 정책을 포기(22명) 하고, 북조선 동포를 지원(29명) 하며, 미국의 지배로부터 해방(51명) 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가장 좋아하는 나라로는 중국(67명)을 택한 응답자가 남한(30명)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두 배를 넘었다.
제작진은 “이번 조사를 통해 통일에 대한 남북한 주민 간의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프로그램을 통해 남북간, 남한 내 보수-진보 간 견해차를 좁힐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편 ‘북한을 보는 두 개의 시선’에서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193명을 대상으로 한 1박2일 간의 합숙 토론 및 토론 전후 여론조사, 국민 패널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남북 교류 협력과 북핵 문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통일정책 등에 대한 대안을 모색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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