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무원연금, 이혼 배우자에 100% 못 준다

[단독] 공무원연금, 이혼 배우자에 100% 못 준다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9-07-07 22:48
수정 2019-07-08 13:2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위장이혼해 수급권 넘기는 사례 포착

인사처 “최대 50~60%만 분할 추진”
사진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공무원들이 들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공무원들이 들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현대판 공음전’으로 지적받던 공무원연금 분할연금제를 대폭 손질한다. 분할연금제는 공무원이 이혼할 때 연금 수령액을 전 배우자와 나누는 것인데, 일부 퇴직자가 가족에게 연금 수급권을 물려주고자 위장이혼을 한 정황이 포착돼서다. 같은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국민연금에도 이를 악용하는 이들이 상당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7일 “공무원 이혼 시 연금 수급액의 100%까지 이혼하는 배우자에게 줄 수 있는 제도를 이용해 본인이 사망해도 가족이 기존 수준의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위장이혼을 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가 나왔다”면서 “이에 따라 수급액 분할 비율을 최대 50~60%로 낮추는 방안을 실무자 차원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15년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면서 국민연금에만 있던 분할연금제를 도입했다. 부부 이혼 시 국민연금은 반반씩 나누는 게 일반적이다. 공무원연금도 절반을 나누는 게 원칙이지만 당사자 사이 협의에 따라 비율을 바꿀 수 있다. 퇴직 공무원 본인이 원하면 연금 수령액 100%를 이혼한 배우자에게 줘도 된다는 뜻이다. 배우자는 수급권 자체를 가져오게 돼 전 배우자가 세상을 떠나도 전과 동일한 연금을 받는다. 실제 이혼할 의사 없이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배우자에게 수급권을 넘겨 공무원연금을 가족에게 유산으로 남겨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부는 과거 고위관리가 죽으면 가족·후손에게 급여로 받은 땅을 상속하게 한 공음전·구분전에 빗대 공무원연금 분할제를 ‘현대판 공음전’이라고도 부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9-07-08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